아내와 K리그 경기를 보러갔다.
딱히 응원하는 팀도 없고, 무더운 여름에 실외 경기 관람이라니.. 평소 우리라면 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기대치 않았던 재미가 있었는데..
막 퇴근한 듯한 차림으로 맥주캔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온 중년의 남성들.
(영상통화로 아내에게 경기장을 보여주며 설명해주던 한 아저씨의 스마트폰 배경화면엔 가족 사진이 있었다)
제 몸보다 훨씬 큰 유니폼을 입힌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
(아이 짐을 챙기느라 손이 모자란 엄마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어린 아들을 보느라 경기에 집중할 수 없던 아빠)
이게 뭐라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손벽을치며 응원가를 부르는 청년들.
(단체로 온 젊은 남녀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긴장감도..)
경기만큼 관람객들을 보는게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