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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국립중앙박물관)

・ 오늘 :: journal

by 덕만이형 2023. 8. 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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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동기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다.
 
아내는..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며 지하철을 타겠다고 했다.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요즘 지역을 가리지않고 묻지마 칼부림을 저지르는 미친놈들이 많다.
 
괜찮다는 아내를 억지로 설득하며 함께 집을 나섰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내려주었다.


 





자..이제 대략 5~6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네비를 켜보니 차로 10분거리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었다.

여러차례 가본적이 있지만 일행과 함께라서 대충 관람해서 아쉬웠던 곳이다.

좋았어! 오늘은 찬찬히 즐겨볼 생각이 기분이 좋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생각보다 크고, 전시물을 보며 이동하는거리가 꽤 된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어제 드라마에서 본 돈까스가 생각났다.

일본식 말고..남산 돈까스 같은 바로 그것말이다.







응? 눈앞에 그런 돈까스를 팔것같은 식당이 보였다.

식당 앞에 택시들도 여러대 주차되어 있는걸 보니 맛집이 틀림없었다.

오호! 뭔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얼른 유턴을하고 한그릇 뚝딱 해치웠다.

 


 
 

 

 

 

 

 

 

 

 

 

 

 

 

 

 


 
 

각각의 주제로 한 전시관을 돌아보는데 대략 3시간쯤 걸렸다.

 

사실 집중력이 떨어져서 3층의 메소포타미아, 중앙아시아, 중국, 일본관은 포기했다.

 

일행이 없으니 천천히 설명글을 읽고, 전시물들을 음미하며 살펴보았다.

 

어디선가 주워들어 온 인문학적 상식의 조각들이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루었지만,

 

혼자서 느긋하게 와도 꽤나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오늘은 고대 전시관을 찬찬히 둘러보는게 목적이였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서화관에서 흥미로운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옛날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이 담겨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사후세계에서 그 사람의 죄의 무게를 재고(두번째 사진)

 

그에 따라 톱으로 썰고, 끓는 기름에 넣고, 영혼에 쇠말뚝을 박고, 불에 태우고..(세번째 사진)

 

종교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군중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탄생했다는 생각에 다소 반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진위 여부를 넘어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고 다양한 활동에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새삼 흥미로웠다.

 

 

 

 

 

 

 

 

 

 

 

 

 

 
 사실 가장 기대했던 전시물은 이곳 '사유의 방'이였다.

 

반가사유상이 전시된 곳으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입구에 씌여진 문구가 인상 깊었다. 

 

미디어아트 영상이 상영되고 있는 벽을 지나 어둡고 긴 통로를 지나면 두 점의 반가사유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실 밖에 비치된 안내 책자를 꼼꼼히 읽고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가 무지해서겠지..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을 나와 남산이 보이는 광장에서 커피를 마셨다.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며 오늘 보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이 은은하게 가슴에 스며들었다.

 

나는 꽤 잘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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