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애정을 가지고 활동해오던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가 있었다.
지난 6년간 일상을 공유하고 가족처럼 지낸 공간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부터 그 모습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곳이니...
작은 사회..내지는 도시라고 정의한다면...
깨진 유리창 이론을 예로들어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어느 날.. 사뭇 다른 결을 가진 신규 입주자가 들어왔고,
기존 거주자들은 이번에도 자정작용이 발동할 것을 기대했다.
사실.. 그곳에서는 (운영자로부터 지지를 받던..) 합리적인 수준의 텃새가 용인되곤 했다.
그것이 사람들을 선별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한편, 공동체의식을 고취시키는 순기능을 하곤 했다.
그것을 통해 피아식별이 가능했고, 이방인은 떠나거나, 결국 동화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관리주체는 텃세를 부리는 기존 회원을 나무라는 일이 있었다.
그렇게 사소한 일로 필터가 망가졌다.
실망한 몇몇은 마을을 떠났고, 대부분은 뒤로 물러나 관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신규 입주자들은 기존 문화를 잠식해 갔다.
사람 냄새나는 공간이라 자부하던 커뮤니티의 빛은 퇴색되었고,
필요한 정보만 취하고 떠나는 체리픽커,
차를 팔기 위해 성의 없는 글로 게시물 수를 채우는 회원,
그리고 자신을 사업을 홍보하는 장사꾼들로 상당수가 대체되어 갔다.
당연하게도 오프라인 모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허세 섞인 자랑글들과.. 상투적인 칭찬댓글로 채워졌다.
나도 점차 흥미를 잃었다.
슬럼화인지 세대교체인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겠지만..
성의 없는 글들 속에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꺼려지게 되었고, 방문 빈도도 점차 줄어들었다
왕성하게 돌아가던 커뮤니티의 몰락을 수차례 목격했기에
실망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가장 아쉬운 점은 그동안 남긴 560여 개의 게시물들이었다.
과거에 싸이월드가 사라졌을 때처럼 추억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방치해 두었던 이곳, 블로그를 정비했다.
남의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꾸려나갈 생각이다.
간단한 일품요리, 경양식 (김포돈가스) (0) | 2023.08.18 |
---|---|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국립중앙박물관) (0) | 2023.08.15 |
'20.11.07 - 혼자서도 잘 놀아요! (1) | 2021.04.16 |
'20.11.03 - 이럴때 마음이 정화됩니다 (0) | 2021.04.16 |
'20.10.31 - 덕질하다 화딱지가 나서.. (0) | 2021.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