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데리고 동해 바다에 왔다.
여행을 즐기던 우리 부부는 수년 전부터 해외에 나가기를 포기했다.
펫시터에게 맡기고 여행을 떠나던 날,
문 앞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눈빛의 감자를 잊을 수가 없어서다.
말을 못알아 듣는 감자 입장에서는
그 순간이 잠시 작별인지, 영원한 이별인지 알지 못한 채
낯선 곳에서 그 며칠이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래서 감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국내여행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감자가 어느덧 9살이 되었다.
요즘 강아지들은 오래 사는 경우가 늘었다고 하지만
이제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보다 조금 느려지고, 쉽게 포기하고, 더 많이 자는 거 같기도 하다.
삶과 죽음은 동전에 양면 같아서 떼어 놓을 수 없다하지만
감자의 마지막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함께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