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추운 날.. 광장시장에 갔다.
아내가 전부터 시장 데이트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여름에는 더워서,
비가 와서, 눈이 와서,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드디어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시장까지 갔다.
아내는 한껏 신이 나서 깔깔거렸지만
나는, 맛있는 거 먹을 생각에 점심을 걸렀기에 배가 고파서 살짝 예민해졌다.
한동안 이슈였던 광장시장 바가지 음식값에 대한 생각이 들었지만
기름 속에 녹두전을 부치는 광경을 보니 뭐에 이끌리듯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배가 고파서 가격은 아무래도 좋았다.
고기맛과 녹두전 반반은 8000원이다.
튀기듯 부쳐내었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다 먹을 무렵엔 조금 느끼했다.
옆 테이블에 어르신들이 드시는 막걸리 한잔이 간절했지만 운전을 해야 하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하철을 타고 오자고 아내에게 말했다.
느끼함을 지우려고 다음 상점에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었다.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맵지 않고 좀 심심했다.
각각 3000원씩, 뭐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에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을 나서는 길에 디저트로 호떡도 먹었다.
아내는 배부르다며 나만 사줬다.
나도 배가 부르지만 사람들이 줄 서있는 걸 보니 일단 한번 먹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
내가 쌀이 찌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사실..
배도 부르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