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나는 아침잠이 많았다.
은행원인 아버지는 시계처럼 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섰고
우리가족은 그 시간에 맞춰서 일찍 아침식사를 해야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몸에 음식을 밀어 넣으면 하루종일 속이 불편했다.
그래서 사춘기 때부터 결혼을 하고 한참이 지난 기간동안
아침을 먹지 않는게 습관이 되었다.
나이가 드니 아침을 거르면 하루 종일 무기력해진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인가..
그래서 수년전부터는 일을 시작하기전에 의식적으로 탄수화물을 먹는다.
주로 식빵에 잼, 그리고 커피다.
토스터에서 갓 구워낸 식빵에 잼을 발라 한입 배어물었을때의 바삭하는 소리가 좋다.
아내는 초라한 식탁을 보며 밥을 차려준다고 나무라지만,
나는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며 내가 그렇게 까탈스러운 사람이 아닌척 너스레를 떤다.
바사삭 하고 부서지는 식빵 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도 기분 좋게 시작..
..하려는데 냉장고에 콜드브루 커피가 산폐가 되었는지 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커피를 싱크대에 버리며 생각했다.
아.. 나는 까탈스러운 사람이구나..